[부산일보-건강사랑방] 부산에서 치과의사로 살아가기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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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년 전부터 출퇴근 시에는 차를 몰지 않고 있다. 가벼운 운동복 차림에 백팩 하나 메고 집을 나선 다음, 도시철도를 타고는 일부러 한 구역 전에 내려서 20분 정도 걸어서 출근을 하고 있다.

이렇게 1년 넘게 출퇴근을 하니 달라진 것이 꽤 많아졌다. 
 
일단, 몸이 가벼워지고 체지방도 줄어 들었다.

또 출퇴근을 좁은 차 속에서 맘 졸이며 보내지 않아도 되니,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기도 하고, 그날의 할 일을 다시 정리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 주변을 걸으면서, 차를 몰고 다니면서는 미처 볼 수 없었던 우리 병원이 위치한 동네의 상황을 많이 보게 되었다. 우리 병원이 위치한 지역에는 아직도 어려운 분들이 많이 계신다.

특히 부모 없이 조부모와 함께 지내는 조손 가정 어린이들이 많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프실 때면 그 어린이들이 보호자 아닌 보호자가 되기도 한다. 

아직 갚아야 할 대출이 꽤 남아있지만, 아내와 상의 후 얼마 전부터 일 년에 몇 명씩이라도 자그마한 도움을 보태고 있다.

이유를 대라면 거창하게 말할 것이 몇 가지 있겠으나, 가장 큰 이유는 필자는 부산에서 태어나서 부산에서 공부하고, 부산에서 치과의사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부터 부산시치과의사회와 부산시변호사회는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그 일환으로 시청 앞 광장에서 매달 밥퍼 봉사를 같이 하고 있다.

 이 날만큼은 땀 흘리며 음식을 준비하고, 밥을 나르면서 함께 보람을 느끼고 있다. 전문직 단체들이 이제 조금씩 사회 공헌 활동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며, 이러한 일들이 부산에서 시작된다는 것 또한 기분 좋은 일이다.

이제 조금만 지나면 찬바람이 불고 추워질 텐데, 나보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많은 선행들이 부산을 따뜻하게 데워주기를 기대해 본다.






   전상원  
 
     영신치과의원 원장










원본 출처 :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40929000040